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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IT Week 2018에서 확인한 가전 IT시장

 지난 2016년 IMF에서 발표한 ‘일본과 평행선, 한국의 도전’에 따르면 한국의 저출산 및 고령화와 경제성장률 저하 등의 각종 위기 징후들이 1990년대 초‧중반 일본을 닮음을 짚었습니다.

물론 세부적인 것들을 보면 두 나라의 경제 체제가 다르다는 이야기로 맺음 되고 있습니다만, 지난 20년의 장기 불황을 겪은 일본의 선례를 통해 무언가 배울 점들이 존재할거라 생각이 들어 ‘Tokyo IT Week’를 통해 살짝 엿본 IT 시장에 대해 느낀 점들을 두 편에 걸쳐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 가전 시장의 IT


 

 가전 산업은 대표적으로 오랜 정체기를 겪고 있는 산업 중 하나였습니다. 한번 구매하면 다시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은데요. 한국 시장만 보더라도 백색가전이라고 불리우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대형가전의 가구당 보급률은 80% 이상이고, 특히 냉장고, 세탁기의 보급률은 100%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장이 최근 프리미엄 가전, 스마트 가전 등이 나오며 새롭게 성장의 불씨를 키워 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새롭게 성장하는 가전 시장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가전 산업의 부진은 일찌감치 한국과 중국에 대중 가전의 자리를 내어준 일본에게는 좀 더 아픈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샤프, 도시바, 니콘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유명한 가전 업체들이 아픈 현실을 맞이하고 있으니까요.(샤프는 홍하이(鴻海, 폭스콘)에 인수됐고, 도시바는 메모리는 SK하이닉스, PC 사업은 홍하이(鴻海)에 매각했고, 니콘은 중국 공장을 폐쇄 했죠.) 그렇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타계하기 위한 일본 가전 업계의 노력은 2015년 이후 에너지 절약, 제네릭 가전(고유 기능에 집중한 저가의 실용 가전), 고부가가치 상품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AI, 로봇 등 첨단 기능을 응용한 가전 제품들을 앞세워 새로운 부흥을 꿈꾸고 있죠.

 이 중에서 인구/사회적 변화들을 담아낸 AI 가전과 가사로봇 이야기를 먼저 해볼까 합니다.

 

마음엔진

[‘마음 엔진’의 운용구조 출처 : 샤프홈페이지 / 코트라 홈페이지 캡쳐제공]

 

 일본의 샤프는 2016년 AIoT(인공지능 AI + 사물인터넷 IoT)를 활용해 가전제품에 마음을 불어넣는 ‘마음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올해 LG전자가 ‘ThinQ, 싱큐’, 삼성전자가 ‘스마트 싱스’를 중심으로 가전 및 IoT 사업을 본격화 한 것에 비하면 발 빠른 행보입니다.)

 샤프는 자체 AI 기술인 ‘마음 엔진’을 활용해 친구 같은 가전 제품을 만들고 이들간에 소통하는 것을 목적으로 로봇 청소기(cocorobo), 전화 로봇(RoboHon), 액정TV(AQUOS) 등의 신제품들을 출시 했었죠. 하지만 경영 악화로 2016년 대만 홍하이 정밀공업(폭스콘)에 인수되고,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기존 제품 라인업들도 정리/정비되었던 것 같습니다. 2018년 현재 각 제품들을 살펴보면 COCOROBO는 보안 취약성이 지적되고 있고, AQUOS는 S3라는 가성비 좋은 스마트폰(출고가 39만 9300원)으로 6월 한국 시장에 나왔고, RoboHon은 2017년 10월 $1,230에 통화 기능을 제외한 와이파이 모델이 출시 됐으니까요.

 샤프의 몰락 그리고 조정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이 주춤했던 것은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샤프의 마음엔진은 기존에 없었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가전제품이라는 점에서 부가가치를 내세우며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가전 제품에 IT 신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상당한 시사점을 안겨줍니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여전히 샤프는 AIoT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련 인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괭이

[출처 : 애완동물도 IoTㆍAI로 ‘건강관리’…체중 재는 변기 등 개발 – 연합뉴스]

 

 그리고 오는 7월 30일 일본에서 세계 최초로, ‘펫 케어 모니터’라는 AIoT가 적용된 고양이 화장실을 24만원에 출시한다고 합니다. (역시 고양이 천국입니다) 이 스마트 고양이 화장실은 고양이의 체중, 소변 양, 배뇨 횟수 및 시간을 감지해서 분석하고, 이를 ‘코코로펫’(이름에서 마음 프로젝트의 느낌이 물신 나죠? 마음의 일본어 발음이 코코로 ‘ココロ’입니다.)이라는 앱에 업로드 해 주인에게 고양이의 상태를 알려준다는데요, 애완동물이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사회로 옮겨가는 현 세대의 트렌드를 잘 짚어낸 제품 같습니다.

 

laundroid

[laundroid 출처 : https://laundrapp.com/blog/the-laundroid/]

 

 다음은 Seven Dreamers의 Laundroid 입니다. 

 Seven Dreamers는 파나소닉과 협력해 빨래 개는 로봇을 선보였습니다.

 옷장같이 생긴 이 로봇은, 제일 아래에 있는 서랍에 마구잡이로 옷을 넣으면, 기계 안의 옷을 인식하고 이를 분류하는 센서와 인공지능이 옷들을 알아서 개고 가족 구성원 별로 분류하여, 선반에 정리해 넣는 일을 합니다. 가격은 $16,000/약 18백만원인데요, 아쉽게도 양말은 못 갠다고 합니다.

 일생 동안 빨래를 정리하는데 소비하는 시간이 1.2%정도인데, 이 로봇을 이용하면 일생의 1.2%의 시간을 다른 것에 투자할 수 있다는데 만족해야 할까요?

 

스타일러

[출처 : LG전자 ‘스타일러’  홈페이지]

 

LG전자의 제품 중에 ‘스타일러’ 라는 의류 관리기기가 있습니다. 요즘은 워낙 유명해져서 LG전자의 히트모델로 꼽히고 있습니다. (2016-2020 연평균 매출 성장률 전망이 무려 47.8%라고 합니다) 하지만 2011년 출시 이후 5년 이상을 폭망한 제품이라는 평을 들었어야만 했죠. 올해 유난히 심해진 황사, 미세먼지등의 환경 문제 때문에 재조명 받으며 히트 상품의 반열에 올랐구요.

 스타일러와 같은 가전 제품은 산업 분류상으로는 ‘뉴라이프 가전’으로 분류 합니다. 소득 수준의 향상과, 삶의 질 개선, 워라밸 세대 등장, 가치 소비 등이 기반이 되며 전에 주목 받지 못하던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 거죠. 공기 청정기, 건조기도 한 예일 것 같습니다.

 일본 가전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한국의 가전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다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작은 불편, 미세 기능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가족의 일원인 반려동물, 빨래 개기와 같은 귀찮은 집안일 등 생활의 작은 불편이나, 필수적이지는 않지만 있으면 좋을 법한 것들에 대한 수요의 발굴과 제품화를 빠르게 진행해 나가고 있는 것이 일본 IT 가전 시장이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지난 블로그에서 소개 드린 적 있는, 소프트뱅크사의 페퍼 역시 노동 인구 감소, 고령화 세대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사라짐에 따른 불편을 대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최신 산업 트랜드 중에 ‘마이크로 소비’라는 것이 있습니다. 고객이 시장을 만들며(프로슈머), 대중 매체 보다는 짧은 스낵 미디어를 선호하고, 맞춤형 큐레이션 등이 주목 받고 있죠. 대량 생산의 시대가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변했으며, 이제는 취향에 맞는 맞춤 생산으로 변화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AI와 IoT는 나의 취향 정보를 더욱 세밀하게 수집해서 취향 저격 제품을 소비하도록 할 것이며 새로운 소비 형태는 그에 걸맞은 제조, 배송, 개발 방식의 변화를 불러 올 겁니다.

 

 ‘잃어버린 20년’이라는 무거운 단어로 시작했으니, 마무리도 조금 무거워 질 것 같습니다.

 일본 가전업계의 몰락을 반면교사 삼아 한국의 기업들도 변화해야 한다는 기사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나쁜 선례들을 답습하지 않기 위한 다음 노력은 고양이 화장실, 빨래 개는 로봇에서 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솔직히 두 제품이 성공할 것 같으냐라는 질문을 받으면 “굳이 그 돈을 주고 살 것 같지는 않다.” 가 개인적인 답변입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저는 타겟 고객이 아니었을 겁니다.  18백만원짜리 빨래개는 로봇은 집이 넓은 부자들이 타겟 고객이라고 하나, 그들에게는 서랍장에 건조된 의류를 정리해 넣을 수 있고, 양말도 갤 수 있는 가사 도우미가 있을 테니 양말도 못 개는 로봇은 비싼 장난감 일까요?

 

 새로운 것들을 보고 하나 하나 정리하다 보면 언제나 마무리는 숙제와 같은 느낌이 듭니다.
고양이 화장실은 사업이 잘 되어서 좀 더 대중화된 버전이 나오면 하나 사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바람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참고 : 애완동물도 IoTㆍAI로 ‘건강관리’…체중 재는 변기 등 개발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6/12/0200000000AKR20180612056100009.HTML

‘마이크로 소비’를 잡아라,비주류 틈새 수요로 ‘대박’

참고 :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5970727&memberNo=2954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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