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시스템 블로그

Japan IT Week 2018에서 확인한 스마트 플랜트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1월 말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서 세계의 석학들간의 논쟁으로 인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이후 4차 산업혁명은 2000년 말 이후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를 탈출할 수 있는 ‘혁명’이라는 시각도 있고, 실체가 없는 단지 되풀이 되는 용어의 하나일 뿐이라고 이야기 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기원은 최초의 인더스트리 4.0공장이라는 독일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입니다기존 생산라인에 각종 센서와 장비로 자동화를 추진하여 (전 공정의 75% 자동화) 주 35시간 근무에도 불구하고(연간 근무 일수 230일) 혁신적인 불량율 감소(수율 99.9988) 및 생산성 향상의 기적을 일으킨 공장입니다이러한 기적의 근원은 바로 제조업과 ICT산업의 결합이라고 통상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출처 : <창간 10주년> 독일의 ‘인더스트리4.0’, ‘생각하는 공장’이란 – 연합뉴스]

 

 국가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4차 산업혁명의 기본 조건은 탄탄한 제조업 기반과 높은 정보화 수준입니다. 이러한 기준에 맞는 나라들을 살펴보면 대표적으로 독일, 일본, 한국, 중국, 미국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산업 기준으로 보았을 때, ICT 기업보다 제조업이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무인자동차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이 자율 자동차 개발을 중단하고 소프트웨어 쪽으로 집중하는 것을 보거나 기존 가전 업체들이 다양한 IoT 기술을 통해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면 말이죠.

 종합해 보면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인 일본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온듯 합니다. 2018년 Japan IT Week에는 이러한 국가적 바람이 그대로 녹아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일본은 자체적으로 1990년대 이후 ‘IT 산업의 갈라파고스화’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국가적인 문제 인식이 큰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에 따라 현실화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자동화/무인화의 물결은 제조업에 리쇼어링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거시적인 흐름이 향후 일본 제조업을 어떻게 변화시켜 놓을지 궁금합니다.

 

[출처 : 이수시스템 – 2018 Japan IT Show 1]

 

 이러한 기대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2018년 Japan IT Week에서는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다양한 회사들이 제조업에 특화된 각종 솔루션 및 장비들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엔 강한 중소기업들이 많다는 것은 여러 매체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자세한 정보는 몰랐기에 전시장 부스에 있는 솔루션들을 중심으로 관람을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눈길이 가는 부분은 HITACHI, KONICA MINOLTA, NEC, FUJITSU등의 제조업체들이 다양한 솔루션들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한 적 있지만 기존 제조업체들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 전통의 제조업체들이 이제는 ICT 기업체로 보일 정도로 다양한 IT솔루션과 컨설팅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출처 : 이수시스템 – 2018 Japan IT Show 2]

 

 노트북 사업에 이어 최근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철수한 FUJITSU는 제조업 IT Platform을 선보였습니다. ‘Colmina’라는 Platform으로 여러 공장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고 각 공장, 공정 상황이 실시간으로 전달되어 효율적인 생산 관리를 도와주는 솔루션입니다. 인공지능을 결합하여 공정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를 미리 추측하는 것까지 가능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Colmina는 ‘Collaborative Monozukuri Innovation Agent’의 약자인데요, 일본 사회의 장인정신을 의미하는 모노즈쿠리(物作り)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장인정신을 혁신으로 연결시키려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보입니다.

 FUJITSU의 사업 전환은 2014년으로 볼 수 있습니다. 2014년에 IoT Platform 공개를 시작으로 현재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물류, 식품, 농업, 도시 인프라 등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Platform으로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수뿐만이 아닌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도 꾸준히 하고 있음을 여러 매체의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www.fujitsu.com – Colmina 소개자료]

 

 FUSITSU의 사례만 살펴 보았습니다만 각 업체들은 4차 산업혁명에서 흔히 화두가 되고있는 IoT, AI, Manufacturing Automation 솔루션들을 빠짐없이 선보이고 있었으며, 역시나 일본 특유의 In-house 개발 솔루션 느낌이 물씬 풍겼습니다. 마치 삼성전자 부스에서 핸드폰, 가전뿐만 아니라 AI, MES시스템 같은 솔루션을 홍보하는 느낌이었기에 조금은 색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실체가 없을 수도 있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테마 아래에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제품, 솔루션들이 우후죽순 탄생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일본은 특유의 제조업 강점을 앞세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려는 노력하고 있는 듯 합니다.

 새롭게 다가오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으면 글로벌 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본은 과거의 경험을 통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직된 노동시장, 정부 규제 등의 문제도 있겠지만 글로벌 기준에 맞는 표준과 혁신 방향에 발맞추어 나가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일본 특유의 내수 위주의 제품, 기술적으로는 뛰어날 수 있으나 글로벌 Platform에서 벗어나는 기술, 그러다 보니 타국과의 기술 협력이 안되었던 과거의 문제가 되풀이 된다면 다시 한번 ‘잃어버린 20년’의 시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비단 일본만이 아닌 우리나라의 기업과 개인 역시 이 불확실한 시대를 민감하게 대응하고 헤쳐나가야 하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