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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어디까지 왔나?

올 하반기부터는 1-2인용 초소형 전기자동차가 국내 도로를 달릴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지난 18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5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나온 규제개혁안의 결과물인데요.

전기자동차는 우리의 주요한 교통수단이 되어온 가솔린자동차를 대체할 친환경 아이템으로 대두되어 왔습니다. 또한 올해는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1위 기업인 테슬라가 국내에 공식 진출하면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었죠.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듣기는 익히 들어왔으나 아직은 낯선 존재였던 전기차를 도로 위에서 보다 자주 만나게 될 전망입니다.

 

전기자동차, 언제부터였을까?

지금도 도로 위를 가득 메우고 있는 가솔린차는 오래 전부터 가장 대중적인 자동차로 널리 이용되고 있지요. 그런데 사실 가솔린차보다도 먼저 세상에 나온 것은 바로 전기차라고 합니다. 휘발유 자동차보다 냄새도 적고, 진동이나 소음 수준도 월등히 낮은 전기자동차는 1800년대 후반 들어 급속도로 개발되고 보급이 이루어졌는데요. 1990년대 초반까지도 전기자동차는 가솔린 자동차나 증기 자동차 등 다른 어떤 방식의 차량보다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였으며 1912년에는 생산 및 판매의 정점을 기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1899년 처음으로 시속 100km를 실현한 전기자동차인  ‘La Jamais Contente

 

그러나 1920년대 들어 미국 텍사스에서 대량의 원유가 발견되면서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고, 내연기관의 대량생산으로 가솔린자동차의 가격이 평균 650달러까지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에 비하여 전기자동차의 가격은 나날이 상승하여 가솔린자동차의 세 배에 달했죠. 이에 따라 전기차의 구매 비중은 급격히 감소하고, 자동차시장의 주역을 거머쥔 것은 가솔린차였습니다. 전기자동차는 비싼 가격에 더하여 무거운 배터리, 기나긴 충전 시간 등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도로 위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지요.

그렇게 잊혀지는 듯 하던 전기자동차가 다시 가솔린차를 대신할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첫째로는 지금껏 자동차의 연료로 사용해온 휘발유(가솔린자동차), 경유(디젤자동차), 석유액화가스(LGP자동차) 등이 야기하는 공해가 극심한 수준에 이르고, 친환경 대체에너지의 필요성이 부각되었기 때문입니다. 둘째로는 최신기술의 발달로 전기차의 치명적인 단점들을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인데요. 과연 전기자동차의 시대가 다시금 도래할 수 있을까요? 전기차의 실용화를 위해 넘어야 할 과제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전기차의 약점, 얼마나 극복되었나?

 

 ①짧은 주행거리

전기차의 실용화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단점은 배터리를 한 번 충전하여 갈 수 있는 주행거리가 짧다는 것이었습니다. BMW i3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132km, 쉐보레 스파크 EV는 135km, 기아 레이EV는 91km에 불과하여 최대주행거리가 400~500km에 달하는 내연기관 차량에 비교하여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지요. 그러나 이 같은 고질적인 전기차의 약점도 이제는 옛말이 될 전망입니다. 얼마 전 사전예약을 시작한 테슬라의 새로운 보급형 전기차 모델 ‘모델3’는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가 346km에 달합니다. 이를 발단으로 경쟁에 불붙은 현대자동차, GM, 아우디, BMW 등 여러 정상급 자동차 업체들도 비슷한 가격대에 주행거리 300km 이상의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는 아직 내연기관 차량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수도권 내 출퇴근 등의 용도로는 부족함 없는 수준이지요. 또한 주행거리상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조만간 주행거리는 이보다 더 길고 가격은 더 저렴한 전기차들이 대거 세상에 나타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출시를 앞둔 테슬라의 ‘모델3’

 

②충전이 어렵다!

가솔린 자동차는 오랜 시간 우리의 주된 교통수단이 되어온 만큼 인프라가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지요. 기름이 떨어진 가솔린차 운전자를 구해줄 일반 주유소는 길거리에 숱하지만, 배터리가 다 된 전기차 운전자는 아마도 종종 충전소를 찾지 못해 위기에 봉착할 겁니다. 그러니 전기차로 장거리를 주행하기란 현재의 인프라로는 사실상 무리가 있지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데 시간이 꽤나 걸리는 것처럼, 전기자동차도 한 번 충전하려면 얼마간 마음의 여유를 갖고 기다려야 하는데요. 380v로 전원을 공급받는 급속충전기의 경우 충전 소요시간이 20~30분이 걸리며, 220v로 공급받는 완속충전기는 무려 4~6시간이 소요됩니다. 보통 가솔린자동차는 가득 주유하는 데에 불과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과 비교할 때, 한창 목적지를 향해 가다 말고 충전소에서 몇 시간을 서성여야 한다면 전기차를 타고 싶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죠.


하지만 최근 중앙정부 및 지자체에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177개에 불과한 전국의 공공 급속충전기를 2017년 내년까지 600개로 확대하고, 고속도로 휴게소 및 지방국도 휴게소에도 급속 충전기 100기를 설치할 계획이라는데요. 한 개의 충전기에는 세 종류 충전 케이블이 창작돼 국내에 출시된 전기차 모든 기종의 충전이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전기차를 생산하는 글로벌 업계에서는 충전을 보다 편리하게 하기 위해 무선 충전 기술을 도입하는 등 충전 시스템의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이로 충전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수 년 안에는 배터리 걱정 없이 전기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내달릴 수 있을 것 같지요?

 

전기차 시장, 앞으로의 전망은?

최근 전기차의 약진은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전기차는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태생적 약점 때문에 상용화되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했는데요. 종종 그래왔듯 기술 발전은 우리의 예상보다 빠르게 이루어져 이 같은 취약점들은 수 년 안에 충분히 다듬어지고 보완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가오는 하반기만 해도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전기차의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며 전기차 시장의 선점을 노리고 있지요. 또한 극심한 스모그로 골치 아파하고 있는 중국 정부에서는 친환경 자동차의 대표주자로서 전기차 시장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모습입니다.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는 신모델의 등장과 중국이라는 세계 최대 시장의 지원을 등에 업고 나날이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 앞으로의 전망은 ‘맑음’이라 하겠습니다. 이제는 자동차 시장의 변방이 아닌 주류로 등장할 전기자동차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