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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차단, 마케팅 목적의 정보 제공 비허용, 할인/적립을 위한 고객 카드 미가입……
어느 날 문득, 제 개인정보가 암묵적 동의 하에 누군가의 영리적/비영리적 목적을 위해 사용된다는 것이 싫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인지할 수 있는 선에서 대부분의 정보제공 활동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개인으로서의 제가 가진 정보에 대한 관점입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직장인으로서의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정보탐색자라는 것입니다. 업무의 특성도 있습니다만, 저는 가용한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 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런 제게 고객의 데이터는 꽤나 값진 정보인지라, 돈을 주고서라도 이용하려 합니다.
정보에 대한 이기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두 사례입니다만, 다행인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이 이런 이기적 취사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본 책(크로스위치, 2009, 나남)에서 작가는 ‘정보 방어막을 친 소비자’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유익할지도 모르는 정보를 나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차단시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탓에, 점점 더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제품 광고)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넘쳐나는 데이터, 내가 조금만 수고로우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정보, 그리고 광고를 봐도 별반 차별 요소가 없는 상품들이 ‘정보 방어막을 친 소비자’들을 만든다고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글의 부제를 창과 방패의 싸움이라고 붙였습니다. 어떻게든 전달해야 하는 기업과 방어막 안 소비자 간의 공생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을까요?
공생에 대해 생각해보며 이번 포스팅에서는 MWC 2017 Tour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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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투어에서 모바일 광고 영역 내 다양한 플레이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유럽 최대 모바일 광고 중개 플랫폼 기업 Fyber부터 개인 정보의 노출을 최소화 시키면서 사이트 이용을 보다 간편하게 해주는 디지털 인증까지, 그 종류는 다양했습니다.
많은 수의 광고와 대행사들을 관리하는 방법, 광고 수단별 효과, 정확한 정보 전달, 그리고 이를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투어 전, 모바일 광고는 제게 창을 닫으려다 클릭을 잘못해 원치 않는 사이트로 넘어가게 하는 귀찮은 존재, 지름신을 불러와 후회하게 만드는 광고창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실제 투어에서 다루는 전문적인 영역들은 상당히 낮설었습니다. SSP, DSP, 프로그래매틱, RTB 등 투어의 첫 순서부터 쏟아지는 낯선 시장 구조와 약어들은 투어 내내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귀국 후 별도의 스터디를 통한 후에야 약어들과 몇몇 기업들의 정확한 사업 영역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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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ww.buzzvil.com/한국 모바일 광고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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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 이미지는 한국 모바일 광고 시장을 정리해 놓은 이미지로, 하나의 광고가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위해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도표를 보며 광고시장이 흔히 접할 수 있는 주식 거래 시장과 그 모양이 유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있고, 그들간의 거래를 좀 더 효과적이고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진화하는 것은 주식이나 모바일 시장이나 같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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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모바일 광고 시장은 광고시장 중에서도 인기주인 것 같습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 광고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면서, 2020년에는 연평균 15%에 달하는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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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사용자인 제가 체감하기로도 점점 더 많은 광고들이 다양한 형태로 보여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투어 관련 글에도 언뜻 나왔었지만,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이 현재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모바일을 통한 상품 및 정보의 거래를 활성화 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모바일 광고 시장은 점점 더 기술집약적인 분야가 되어가고 있으며, 자동화된 프로세스들로 인해 국경 제한이 없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빠르면 몇 년 안에는 제 라이프 스타일에 기반하거나, 유사한 성향의 소비자들의 패턴에 따른 개인 맞춤형 광고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날이 온다면 저는 ‘취향 저격’ 상품(서비스)의 소비를 위해 제 개인 정보를 공개해야 할지, 적합한 상품(서비스)를 찾기 위해 손 품을 파는 수고로움을 감내해야 할지 지금보다 더 많이 고민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 광고시장에서의 창과 방패의 전쟁은 창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요와 적극성을 가진 광고 시장은 오늘도 쉬지 않고 소비자와 그들의 정보를 분석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앞으로는 데이터 분석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개인 정보에 대한 안정성도 함께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GSMA가 제공하는 Mobile Connect와 같이 무분별한 특정 개인 정보의 수집이 아닌 위임된 정보를 모아 데이터의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말이지요. 혹은 개인이 정보 제공 정도를 보다 더 구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방안이 개발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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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 Mobile Connect는 카카오톡 계정으로 로그인하기와 같은 기능으로, API를 내려 받아 개별 서비스 페이지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즉, 모바일 광고시장에서 창과 방패의 공생은 ‘각자의 필요를 취하며 전체 시장이 개선되는 방향으로 성장해 갈 것이다.’ 라는 게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너무나 익숙하게 접해왔던 광고이기에 쉽게 생각하다 살짝 당황하기도 한 투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앞으로의 광고 시장 발전 과정들을 좀 더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였던가요? 광고 시장에 대해 아주 조금은 익숙해 졌다고, 전문용어들을 섞어가며 방문 기업들의 시장과 사업 모델에 관해 써볼까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무리 많은 내용을 쓴다고 해도 정보의 방어막을 친 저희 블로그 방문자들에겐 의미 없는 감상문이 될 것을 알기에, 광고 시장에 대한 제 의견을 중심으로 쓴 탐방기를 정리했습니다.
제가 쓴 이 글은 몇 명의 방문객이 어떤 단말기, 어떤 루트를 통해 접속해서, 몇 분 동안이나 읽혀질까요? 다시 적극적인 정보 검색자의 모드로 돌아가며,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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